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청운중청운3 손시* '회색인간' 3.6

글마루알바4
2026-03-14

  이 책은 김동식 작가의 24개의 단편이 있는 단편소설집이다. 이 단편집의 소설들은 비현실적인 상황을 가정하지만 그 속에서 우리 주변에서 흔히 일어나는 인간군상을 그린다. 그리고 나는 이 소설들을 읽으며 그 부분이 가장 인상적이었다. 또한 이 소설들을 읽으면서 너무 우리 사회와 비슷해서 찔리는 느낌을 받았다.

  이 책의 단편들 중 하나인 '회색인간'에서는 지저세계 인간들로 인해 납치당한 사람들이 극한의 환경에서 강제 노동을 하는 내용이다. 그곳의 사람들은 일정 노동량을 다 채우면 지상으로 올라갈 수 있다는 희망을 갖고 노동을 하였으며 당연하게도 그들은 노동에 써야할 힘을 낭비하는 것을 싫어했기에 그들에게 '문화'란 단순 시간 낭비였다. 하지만 어느 날부터 한 여인이 노래를 부르기 시작한 이후로 그들은 자신들의 고통을 기억하기 위해 문화를 허용하기 시작했다. 그래서 그들은 더 이상 '회색인간'이 아니게 되었다. 내가 생각하기에 작가가 이 소설을. 통해 전하고자 하는 메세지는 '문화는 아무리 극한인 상황이더라도 사람을 사람답게 만든다'로 요약할 수 있다.

  이 책의 또 다른 단편인 '인간 재활용'에서는 일에만 몰두하는 한 사업가가 등장한다. 그 사람은 어느 날 자신의 딸이 교통사고로 죽은 이후로 온갖 방법을 모색하여 딸을 살리려 하고 있었다. 그러던 중 찾은 주술사는 신선한 시체 3구를 토막내 관에 단아 주술을 시전하면 모두 동일한 확률로 한 시체가 부활한다고 했다. 간절했던 그는 신선한 시체 2구를 더 찾아 주술을 시전했지만 살아난 건 엉뚱한 시체였다. 두 번째 주술을 시도하려면 총 일곱 개의 시체가 필요했고 그는 몇 개의 시체를 더 구해와서 주술을 시도한다. 하지만 주술은 다시 실패했고 그는 계속 시도를 반복해 시체의 수는 49개까지 늘어나게 된다. 하지만 다른 영혼들과 함께 관 속에 담겨있던 딸은 기회를 더 얻고자 하는 다른 영혼들에 의해 관 속에서 죽임을 당하며 이야기는 끝난다. 내가 생각하는 이 단편이 시사하는 바는 자녀를 잃은 부모는 주술까지 시도할 정도로 간절해지고, 그런 뒤틀린 간절함은 결국 끔찍한 결과를 낳는다는 것이다.

  이처럼 이 소설집의 단편들은 극한의 상황을 제시해내고 그 속에 인간들은 서로 차별하며, 소수를 희생하고, 비인도적인 일을 저지른다. 이 단편들은 비현실적인 상황을 가정하면서도 지극히 현실적이고 적나라한 사람들의 모습을 보여주어 인상적이었다.